Cover Story
도시재생 뉴딜은 오늘의 삶을 개선하며 동시에 미래를 대비하는 일이다. 한정된 자원, 경제 성장 저하, 전염병 등 우리사회뿐 아니라 세계의 많은 도시가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제와 정치, 사회 전반으로 해결책이 필요한데, 친환경은 그것의 대표적인 키워드이다. 에너지 창출부터 산업과 경제 전반의 구조를 친환경으로 재조정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냄으로써 자원부족과 기후 변화 등 오늘의 문제를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도모한다는 것이다. 도시재생 뉴딜 역시 친환경 실천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 국토와 도시, 주거공간에 녹색기술을 통해 지속가능한 공간을 실현하는 것은 정부의 녹색성장정책의 중심이기도 하다. 에너지 절감형 녹색도시,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친환경 주택건설은 미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국내외로 그린뉴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초 그린뉴딜 실행계획을 만드는 결의안을 통과 시켰고, 유럽 연합도 ‘공정한 전환’을 중심으로 한 그린딜을 발표했다. 우리 정부도 ‘한국판 뉴딜’의 양대 축 하나로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 정책인 ‘그린뉴딜’을 궤도에 올렸다. 기후변화 대응력을 높인 스마트 그린도시를 조성하고 온실가스 저감,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 등이 골자다. 도시재생 뉴딜은 그간에도 그린뉴딜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왔다. 2017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은 노후 주거지와 쇠퇴한 구도심을 지역 주도로 활성화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국가적 도시혁신 사업이다. 기존 도시재생이 철거 후 새로운 건축물을 짓는 재개발 방식이었다면 도시재생 뉴딜은 기존 도시의 지속가능성의 확장이 핵심이었다. 그래서 초단열주택(패시브하우스)을 적용해 건축하고, 폐건물을 그린 리모델링해 활용하고, 버려진 공터에 녹지를 조성해 공유 공간을 활성화하는 등 에너지 절감과 환경보호에 앞장 서 왔다. 앞으로 정부와 LH는 친환경주택 건설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더 적극적인 그린뉴딜을 실천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심 속 그린커튼 및 녹색건축 조성,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보급, 그린 리모델링 등이 그 예이다. 이후 건설되는 주택에 대해 세대 내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요금 표시·조명 ·가전전력을 제어할 수 있는 홈스마트 그리드도 시범 적용하게 된다. 이러한 녹색도시가 실현되면 에너지 절감은 물론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와 재난을 예방해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가 구현되고,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버려진 철로에 입힌 그린, 철길숲
교통수단의 변화 등으로 폐선로는 본래의 기능을 잃은 지역의 대표적인 애물단지다. 하지만 이런 공간을 재활용하면 신규 시설을 짓는 것보다 비용과 에너지가 절감되고, 녹지화를 통해 미세먼지 저감 등의 환경보호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도시재생 뉴딜은 전국의 폐선로를 활용해 도심 속 공원으로 가꾸고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폐선로를 활용한 대표적인 예로 경의선 숲길을 들 수 있다. 이곳은 서울 연남동부터 신수동, 염리동, 원효동 등 긴 폐철 길을 개발한 도심을 관통하는 숲길이다. 각 지역마다 테마를 다르게 해 개성 있는 공간으로 꾸몄는데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연남동은 책거리와 연계해 문화 공간을 만들고, 염리동 구간은 시원하게 뻗은 메타세콰이어길과 작은 연못, 탁 트인 잔디밭으로 빌딩 속 쉼터가 되고 있다. 친환경적인 개발로 조성된 경의선 숲길은 이제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서울 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 밖에도 포항 효자동에서 중앙삼거리까지 주택가를 관통하는 포항 포레일, 목포 웰빙공원, 조치원 도시숲 , 군산 폐선로 보행공원 등은 폐선로나 폐선부지를 활용해 새로워진 공간으로 도심 속 새로운 허파역할을 해 나가고 있다.
에너지 사용을 낮춰주는 그린커튼
마치 녹색커튼을 두른 듯 건물 외관이 초록 식물로 뒤덮여 있다. 친환경 정책 중 하나인 그린커튼은 건물 창가에 넝쿨식물을 재배해 녹색 잎으로 여름철의 태양광을 차단하는 프로젝트다. 식물이 태양 가림막 역할을 하여 실내온도 상승을 막고 냉방기기 사용 저감에 따른 에너지 절약, 도로변 소음 및 미세먼지 차단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나팔꽃, 풍성초, 여주, 작두콩, 담쟁이 등이 대표적인 그린커튼 식물이다. 그린커튼 사업은 지난 2011년 서울 송파구를 시작으로 성북구, 시흥시 등으로 활발히 확산되고 있다.
폐건물의 합리적 변신, 재활용
도시재생 뉴딜사업 이전이라면 폐건물의 철거는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폐건물을 재활용해 목적에 맞게 변신시키는 일은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전국 각지의 뉴딜 사업지에서는 다양한 폐건물들이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폐탄광을 유명 관광지로 만든 광명동굴, 담배를 만들던 청주 연초제조창과 전주 카세트테이프 생산 공장이 문화를 즐기는 곳으로, 정선 시골마을의 빈집이 마을호텔로, 일제강점기 완주 양곡창고가 예술촌으로, 3척의 퇴역군함이 함상테마파크로 재탄생하면서 지역의 경제를 살리고 친환경과 재활용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건축과 기술의 합작, 녹색건축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에너지의 절반 이상은 도시 건축물에서 소비된다. 건축의 패러다임을 바꾸면 에너지를 줄이고 에너지 생산으로 인한 탄소 배출과 환경오염을 줄이는 연쇄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녹색건축은 최소한의 에너지손실 기술과 고효율 신재생에너지 기술로 에너지소비량이 0에 근접하는 제로에너지 기술을 적용한 건축 방식이다. 노후화된 주택을 리모델링하거나 새로운 주거단지를 조성할 때 녹색건축 기술을 활용하면 개인적인 에너지 저감은 물론 국가적인 탄소 배출량 저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서울 노원구의 노원이지하우스(EZ House)는 우리나라 최초의 ‘에너지제로공동주택’이다.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제로에너지 건축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건물의 정면과 측면, 벽, 옥상 등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에서 연간 40만 7천kWh의 전기가 생산되고, 지하에 있는 지열설비에서도 냉난방 및 온수공급 등 연간 36만7천kWh 전력을 만든다. 또한 3중 유리와 외벽재로 단열을 꼼꼼하게 해 에너지 손실을 줄임으로써 냉난방 에너지 저감과 결로, 곰팡이 등의 문제를 해결했다.
제도와 인식 변화, 동참을 통한 친환경 공동체
영국 토트네스 마을
영국의 녹색도시 계획은 이제 더 나아가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자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발전, 확장 중이다. 정책이나 한두 가지의 기술이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생활 패러다임 전반을 새롭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에너지, 대기, 소음, 쓰레기, 녹지 공간 등을 고려하는 생태학적 도시개발과 형태는 물론 인본적이며, 사회통합적 이념들도 동반하여 종합적이고 자율적인 생태계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공간과 여가시설의 재배치, 대중교통 서비스 외에 자전거와 보행자의 안전한 이용을 위한 환경 조성, 여가활동을 위한 지원 등 웰빙라이프와 함께 녹색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성까지 갖추는 게 목표다. 영국 남쪽에 위치하는 토트네스 마을은 이러한 방향성을 대변한다. 토트네스 마을에서는 기후 변화와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는 목표로 시작된 전환거리(Transition)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이웃과 친구, 가족들이 그룹을 구성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생활비를 절감하는 자율적인 모임인 셈이다. 에너지와 교통, 쓰레기, 음식을 이용하는 방법을 함께 배우고 재사용으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탄력성 있는 개인과 경제, 도시 구축을 추구한다.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삶의 질을 높이는 방식을 주민 스스로 터득하고 배워나가는 중이다.
사회적 기업과의 적극적 협업을 통한 문제 해결
캐나다 버그린 브릭워크스
미국에서 부활한 ‘그린뉴딜’은 기후변화가 미국 국가안보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때문에 대규모 투자와 경제·사회적 동원으로 온실가스 배출 제거, 무공해 에너지원으로 전력수요 100% 충당, 지역사회 투자와 인프라 보완 등 여러 방면에서 총력을 예고하고 있다. 캐나다도 정부와 지역사회, 시민단체, 학계가 힘을 합쳐 도시재생과 미래 지향적인 친환경 해법을 마련 중이다. 캐나다는 토론토 에버그린 브릭워크스가 그 예시다. 시 당국과 지역사회가 파트너십을 맺고 오래된 공장을 활용, 환경·문화·예술 교육과 직거래 장터 등 커뮤니티 활동의 거점으로 재탄생시켰다. 도시의 거점이자 친환경 사업의 중심이 된 에버그린 브릭워크스는 다양한 사회적 기업의 활동을 지원해 제품 판매 기회와 업무 공간, 협업을 제공 한다. 또한 친환경 사업과 관련한 회의와 이벤트를 개최해 연계된 전문가는 물론 일반 시민도 참여하도록 했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자연공간을 활용하며 공연과 대중문화를 소비한다. 또한 농산물 직거래 장터인 파머스 마켓을 운영함으로써 지역 커뮤니티의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건설, 농업 부분에는 학계와의 협업을 적극 지원한다. 토론토대학과 도시재개발팀이 함께 새로운 탄소측정 툴을 만들어 도시재생 리모델링 사업기간 중 발생하는 온실 가스 배출량을 측정한다. 또한 캐나다와 전세계의 식량문제에 해답을 찾기 위해 흙 없는 식물 재배, 물고기 양식과 수경 재배 등의 농법도 개발, 연구 중이다. 이로 인해 기후변화, 불평등, 일자리와 같이 서로 얽혀있는 문제들의 해법이 동시에 제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