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도시재생’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알려지기 전, 큰 기업을 유치하거나 대학교 등을 끌어들여야만 도시가 살아날 수 있다고 믿는 지자체들이 많았다. 환경문제나 관광 인프라 등은 도시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처럼 여겨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큰 도시’가 아닌 ‘살기 좋은 도시’가 시민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면서 좋은 환경과 풍부한 관광 인프라가 그 도시의 매력을 가늠하는 잣대처럼 바뀌기 시작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인구구조 변화와 사회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점차 쇠퇴할 운명이라며 체념하던 농어촌과 중소도시들이 도시 쇠퇴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해소하여 지속가능한 도시로의 변신을 꿈꾸기 시작한 것은 좋은 징조다. 여기에는 도시재생코디네이터들의 역할이 컸다. 전문적인 지식과 견문으로 무장한 총괄코디네이터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 그리고 현장을 누비는 코디네이터들은 도시 재생에 대한 관습적인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성을 가진 개성 있는 도시로의 변화를 위한 연구와 토론을 거듭하며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이끌어 왔다.
한 때 우리 사회에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기억한다면 그 드라마 속 ‘김주영’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워낙 개성 강한 캐릭터였고 전문가의 향기를 팍팍 풍기던 그녀의 올백 머리와 단정한 패션은 차갑지만 프로의 느낌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녀는 입시코디네이터였다. 부정적인 묘사이긴 했지만 그녀는 분명 전문가였다. 제도에 따라 생겨날 수밖에 없었던 그 직업세계는 일종의 필요악처럼 묘사되었다. 그렇다면 도시재생사업에 있어 코디네이터는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이고, 어떻게 해야 될 수 있는 직업일까?
코디네이터의 역할
도시재생코디네이터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을 이해하고, 그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므로 기본 역량을 쌓기 위한 교육과정을 거치게 된다. 도시재생뉴딜 사업의 목표가 삶의 질 향상, 도시 활력 회복, 일자리 창출, 공동체 회복 및 사회통합에 있는 만큼 이를 실현해 내기 위한 전략과제들을 기획-조정-실행해 나가는 업무를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코디네이터는 일반적으로 다음 네가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1. 동기부여자
마을의 문제점과 가치를 인식하고, 주민들의 참여를 위해 동기를 유발하는 역할을 한다.
2. 조직구성지원자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조직을 구축하고 운영을 돕는다.
3. 비전제시자
도시재생은 주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사업이므로 참여자들에게 마을의 비전을 제시하고 협력해 나가는 역할을 코디네이터가 해야 한다.
4. 의견조율자
도시재생사업 대상지의 주민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주민들의 의견을 조율해 내고 수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코디네이터는 도시재생사업에 관심 있는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초급코디네이터의 경우 자격 제한이 없으며 중급코디네이터는 도시재생 관련 분야 3년 경력자이거나 학사학위 소유자라면 도전할 수 있다. 도시재생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총괄코디네이터의 경우는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기에 자격요건이 좀 더 까다로운 편이다. 도시재생코디네이터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주민들에게 도시재생사업의 기본적인 내용을 알리고, 인적 네트워크를 조직해 내는 일을 하게 된다. 사업 지구 내의 주민들에게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게 마련이므로 코디네이터의 조정 업무는 무척 중요하다.
총괄코디네이터급 교육은 LH 주관으로 서울·강원·경기·인천, 대전·충청, 호남·제주, 영남 등 4개 권역으로 나누어 매년 4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 맞춤형 도시재생뉴딜사업 계획수립을 위한 기획 및 실행역량을 갖춘 전문가 양성이 목표다. 도시재생 관련 제반 업무를 수행하는 코디네이터들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분야이지만 총괄코디네이터의 경우 전문적인 교육을 필요로 한다. 도시재생총괄코디네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현장 지원센터 경력이 있거나 도시재생 관련 분야 전문가 경력 3년 이상, 혹은 교수 경력 등의 자격이 필요하다. 교육과정 역시 다양한 토론과 프로젝트 수행, 답사 및 세미나 등의 방법으로 이루어지며 수행과제 또한 팀별 프로젝트로 평가되기에 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시된다
※ 2019년도 제2회 총괄코디네이터급 교육과정 모집요강 – 서울·강원·경기·인천 권역
참가자격 - 1순위: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3년 이상 경력자
- 2순위: 도시재생 관련분야 전문가로 3년 이상 경력자
- 3순위: 도시재생 관련분야 지역 교수
- 4순위: 도시재생 관련분야 공기업 3년 이상 경력 직원
- 5순위: 도시재생 담당 지자체 공무원
교육방법 - 토론, 팀(5-6인) 프로젝트 수행, 팀별 답사활동, 세미나 등
수료기준 - 80% 이상 출석
- 팀 프로젝트 수행과제 제출
도시재생사업의 현장에는 우리 도시를 재창조하느라 동분서주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 사무국장, 팀장, 코디네이터(활동가)와 주민들... 그 중에서도 총괄코디네이터의 역할이 궁금하다. 그래서 군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송석기 총괄코디네이터와 간단히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Q.총괄코디네이터라는 개념이 생소한데 주로 어떤 역할을 하고 계신가요?
도시재생사업을 진행중이거나 진행하려는 지자체 사정에 따라 총괄코디네이터의 역할은 다양할 것 입니다. 저는 군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는데 현장센터까지 포괄하여 종합적인 기획업무 등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업 실행시에는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사업의 내용을 미리 알리고 교육하는 업무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조직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이 될 것입니다.
Q.교수님이 총괄코디네이터로 활동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제 경우 건축 특히 건축역사를 전공했습니다. 군산시 도시재생사업의 주 대상지가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도심지역이다보니 적산가옥 등 근대건축에 대한 이해를 중요시 했기에 총괄코디네이터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Q.총괄코디네이터로 일하시면서 힘드신 점이 있는지, 또 어떤 비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총괄코디네이터는 도시재생사업 지역 주민들과 사업의 방향 등을 조율해 내는 중간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지원센터에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있기에 큰 문제 없이 사업이 진행되지만 아무래도 사람들의 일이다 보니 생각이 다른 경우에는 이를 조율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총괄코디네이터는 내가 사는 도시의 역사성과 특성을 찾아내어 새롭게 창조해 내는 일을 하기에 보람이 있습니다.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총괄코디네이터는 그 도시 전반에 대한 전문가가 됩니다. 사업 후에도 내가 사는 도시를 위해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 총괄코디네이터가 아닐까 합니다.
소통으로 갈등해결의 실마리를 잡다, 종로 도시재생사업 서울 종로구 옥인동 도시재생사업은 재개발을 원하는 주민들과 옛 한양도성 역사문화자원 보존을 중심으로 마을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서울시·시민 사회의 갈등 고리였다. 당시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을 총괄했던 강맹훈 실장은 7년이 넘는 갈등의 기간을 매듭짓기 위해 총괄코디네이터 등을 지역에 파견해 40여 차례 이상의 이해당사자 면담을 진행했고 주민 간담회도 15회 이상 열었다. 이런 꾸준한 주민과의 의견 조율 과정을 거치면서 신뢰를 쌓은 결과 재개발 조합을 통해 행정소송을 벌였던 주민들은 소송을 취하하고 합의를 통해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기로 합의하기에 이른다. 갈등해결의 모범을 보여준 서울시 종로구 도시재생사업은 주민들의 의견이 녹아들어 더욱 빛을 발하게 되었다
도시재생사업의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는 천안시는 지역 내 9개 대학이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공동상생발전협약’을 지난해 초 맺은 바 있다. 청년들이 찾아오는 원도심을 만들어 냄으로써 천안시 일원에 산재한 대학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청년 일자리까지 함께 잡겠다는 계획이었다. 천안시와 도시재생사업지원센터의 다양한 구성원들은 관내 대학생 1,500명 이상의 설문조사를 통해 수요를 분석하고, 대학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업들을 고민하고 토론했다. 대학과의 연계협력을 위한 소프트웨어 마련도 코디네이터들의 몫이었다. 이 협약을 통해 천안역 앞에 대학 공동 캠퍼스타운을 조성함으로써 대학생들은 창업과 학습, 문화 활동 등을 위한 공간을 갖게 되었고, 주민들은 젊어진 천안 도심을 갖게 되었다.